님이 헤오시매 나는 전혀 믿었더니
날 사랑하던 정을 뉘손대 옮기신고
처음에 믜시던 것이면 이대도록 설오랴
이 작품은 대상을 통해 인식을 드러내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초장에서 님은 남녀사이의 애정관계를 읊은 것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당시의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임금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그래서 님이 날 사랑하셔서 그것을 의심 않고 믿었지만, 중장에서 자신을 사랑하던 정이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진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마지막에 만약 자신이 처음부터 사랑을 받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슬플까라는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