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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남은 자’들이 겪었을 슬픔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

애(哀)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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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사회적 슬픔과 역사적 고난이 깃들어 있는 장소를 방문하여 그런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한다. 5ㆍ18묘지나 4ㆍ3 평화공원, 또는 노근리 평화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행위가 여기에 해당된다. 레논과 폴리는 이런 방문여행을 ‘다크 투어리즘’이라고 표현했다. 스톤은 다크 투어리즘을 “죽음, 고난과 연관된 섬뜩한 기분이 드는 장소들을 방문하는 행위”로 정의했는데, 이의 핵심은 죽은 자들과 살아있는 자들을 매개하고 소통시키는 것 또는 부재하는 죽음을 현재화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다크 투어리즘이라는 개념화는 최근에 이루어졌지만, 실제로 이런 현상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다. 한국의 경우 유신체제하에서의 4ㆍ19 묘지 참배나 1980년대 망월동 묘지의 참배는 여행이라기보다는 정치투쟁이었고 사회운동이었다. 근래의 다크 투어리즘은 민주화 이후 새롭게 전개된 과거청산과 함께, 그리고 그것의 성과위에서 전개되고 있다. 다크 투어리즘은 실제로는 단일한 동기가 아닌 매우 다양한 동기에서 공급되고 소비된다. 그러나 진정성이 있는 공급자들은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이 겪었을 불안과 고통, 그리고 그들의 유족이나 ‘살아남은 자’들이 겪었을 슬픔을 어떻게 재현할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다크 투어리즘의 소비자들이 공급자의 의도대로 텍스트를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나름대로의 프레임에 따라 읽기 때문이다. 이들은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슬픔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그리고 죽음의 재현과 재현된 죽음에 대한 공감에서 휴머니즘이나 평화라는 교훈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가라는 과제에 부딪치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기억과 트라우마 연구에서, ‘성찰적 극복하기’는 과거의 어두운 역사가 남긴 상처를 미래지향적인 것을 전환시키는 이론적 실천적 과제로 제시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집합적 기억이 어떻게 사회적 감성과 연관되는 것인가, 심성과 감성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정 집단이 가진 사회적 감성의 재생산의 메커니즘 뿐 아니라 망탈리테라고 말해지는 심성, 역사적 기억과 망각, 그리고 사회적 감성의 상호관계를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야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정근식, <사회적 감성으로서의 슬픔>,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34-36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34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