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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르시스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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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들의 배신감이 근거 없는 피해의식과 결합된 앙갚음의 감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그 앙갚음의 형태가 늘 상식의 궤를 벗어나버린다는 점은 심각하다. 역사 왜곡은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사회적 또는 인륜적 금기를 깨뜨리는, 일반의 상식으로는 입에 올리기조차 꺼려지는 발언과 행위를 예사로 해대기 때문이다. 물론 그 사례들을 이 자리에서 일일이 주워섬기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 앙갚음의 감정은 분노의 감정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점을 지적해 둬야겠다. 사카이 다카시의 구별에 따르면 그들의 감정은 더도 덜도 아닌 딱 증오의 감정일 따름이다. 증오의 감정은 “총체적인 상황이나 제도가 아니라 특정 인간이나 집단에게로 향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증오는 “증오를 낳는 근본원인을 근절하고자 하는 감정이 아니라 그 결과들(한 명의 인간이나 어떤 집단)을 배격하거나 아예 없애버림으로써 카타르시스를 얻는 감정”(사카이 다카시, 김은주 옮김,<<폭력의 철학>>)이다. 반면 분노는 증오를 촉발시키는 시스템이나 조건을 향하는 인지적 감정이다. 이와 같은 앙갚음의 감정에 지배받는 한 일베 이용자들(일명 ‘일베충’)은 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나 시스템의 결함을 사려 깊게 통찰할 겨를이 없다. 그들은 그런 것에는 아예 아무런 관심조차 둘 수 없는 늘 초조한 무리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왜 초조할까? 이게 문제의 핵심이다.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앙갚음할 대상 곧, 적을 찾아내는 일뿐이다. 그들은 익명성을 방패삼아 자신들의 폭력적인 충동을 적으로 지목된 대상에 온통 쏟아 붓고 어떻게든 카타르시스를 얻어내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요컨대 그들의 행동 패턴은 대단히 자폐적인 것인데, 익명성이라는 안전한 성채에 머물길 원하면서 오직 적 만들기에만 골몰하기 때문이다.  
 
정명중, <증오사회>,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93-94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93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