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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망의 욕망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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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고 감각적인 것의 유혹에 늘 예민한 소비자들은 욕망의 욕망을 끝없이 재생산하는 자들이다. 그들의 행동 패턴은 “덧없고 일시적인―생산품과 서비스 수명의 상당한 감소를 통해―것, 그리고 불안정한 것(일시적이고 유연한 비상근직)의 생산”이라는 경제의 방향 또는 산업의 구조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와 같은 일시성과 무상함의 사회적 확산 속에서 소비 행위는 “완전히 개인적이고 독립적이며 결국 외로운 활동”(같은 책)에 불과하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그들이 같이 있을 때조차 고독하다. 아주 거칠게 말해서, 근대가 인간의 고독을 낳았다.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그 고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다양한 결사체를 만들었고, 거기에 의지해서 행동함으로써 삶의 조건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었던 것도 근대의 지평에서였다. 그래서<<소설의 이론>>을 쓴 루카치 역시 근대인의 아픔이란 그들이 자기 혼자만의 삶을 살게끔 운명 지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공동체를 갈구하는 고통에서 비롯되었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설사 서로가 고립되어 있다 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건 결합되고 또 그리 될 수 있다는 신념 같은 게 과거에 있었던 것은 확실하다.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슴도치의 우화가 전해주는 감동의 실체이기도 하다. 매서운 겨울날 어찌되었건 고슴도치들(시민들)은 동굴 속에서 추위를 이기기 위해 밀착하고 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결국 춥지도 그렇다고 아프지도 않은 평형의 지점을 찾아낼 것이 분명했다.  
 
정명중, <증오사회>,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86-87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86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