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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위주의의 두 얼굴, 매저키스트와 새디스트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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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가 초래할 수밖에 없는 조직의 역설이 권위주의 문화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재생산되면서 강화‧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회사, 군대, 검찰 그리고 대학 조직의 사례에 한정해서 살펴보았다. 이때 한국 사회 특유의 권위주의 문화는 “하면 된다”는 정신과 ‘기회주의’의 태도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 권위주의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정치적 권위주의 혹은 경제적 권위주의로 나타나지만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군부독재정부로부터 비롯된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권위주의는 집단무의식층에서 역사적으로 유전되고, 사회적으로 구조화되었다. 민주화 세력 또한 군부독재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체득한 권위주의를 철저하게 반성하지 못했다. 그것은 ‘문민정부’로부터 ‘국민의 정부’를 거쳐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책들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 후 등장한 “실용정부”는 대부분의 정책에서 총체적으로 업그레이드된 권위주의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권위주의가 구조화된 국가와 사회 그리고 일상 속에서 개인의 인격과 신체는 자연스럽게 권위주의를 내면화해 왔다. 권위주의적 개인은 마치 자동인형처럼 강자 앞에서 매저키스트로, 약자 앞에서 새디스트로 돌변한다. 전자가 권위에 대한 맹종과 기회주의적 행동으로 표출된다면, 후자는 권위에 대한 원망과 “하면 된다”는 무모한 정신으로 드러난다. 권위주의적 개인은 자신의 신념과 다른 신념을 가진 개인에 대해서 공격적인 태도를,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하는 개인에 대해서 불관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는 남을 간섭하면서 심지어 지배하려 들기까지 한다. 권위주의는 경제적 양극화와 경제 위기로부터 비롯된 삶의 불안을 먹고 산다. 그런 까닭에 삶이 불안정한 하층 노동자 계급일수록 권위주의적 성격이 두드러진다. 한국 사회의 상층 기득권 세력들이 기회만 생기면 사회적 불안을 조장하면서 동시에 “하면 된다”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희망을 부추기는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김기성, <조직의 역설>,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76-77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76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