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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부고속도로

노(怒)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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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반세기 전, “하면 된다”는 정신은 ‘빨리빨리’라는 발전기를 달고 428km의 경부고속도로를 2년 5개월만에 완공시키는 기적을 일으켰다. 히틀러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건설된 독일의 아우토반을 보고 구상했다는 경부고속도로는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일 기본조약에서 얻은 차관과 베트남 파병 대가로 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1968년 2월 1일 착수되었다. 총공사비는 429억원이었고, 공사를 위해 연인원 892만명, 중장비 165만대, 철근 5만톤이 투입되었다. 경부고속도로는 휴일 없이 매일 19시간 이상 작업, 사망자 77명(?)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남기고 1970년 7월 7일에 개통되었다. 1970년은 포항제철의 기공식이 열리고, 전태일이 분신한 해이기도 하다.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은 대한민국의 1일 생활권화와 산업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일대 사건이었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는 정경유착, 부동산 투기, 수도권 인구 집중, 영호남 지역불균형의 시작,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집단무의식 속에 “하면 된다”는 정신 각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또한 그것은 “소통할수록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확신을 밀어붙이는 불통정치의 상징물이기도 했다. 그것은 결국 1972년 10월 17일 ‘유신헌법’으로 구체화되었다. 한국 사회의 개인은 오랜 군부독재 기간 동안 권위주의로 점철된 삶의 다양한 영역들 안에서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무의식층 깊숙이 권위주의를 철저하게 내면화했다. 심지어 군부독재에 맞서 싸우는 세력들조차 싸우는 과정 속에서 철저한 자기반성 없이 권위주의를 내면화했다. 권위주의적 개인은 위계질서에 복종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위계질서의 높은 단계로 상승하려는 욕망 또한 강하다. 경쟁 속에서 약자에 대한 지배와 차별은 그에게 마땅한 일이고, 위계질서에 고분고분하지 않는 타인에 대한 적대감은 당연한 일이다.  
 
김기성, <조직의 역설>, <<우리 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65-66쪽.  
최유준 외저, <<우리 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65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