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DB에서 검색하고자 하는 내용을 입력하고 를 클릭하십시요.


   경찰의 은폐와 더 커진 분노

노(怒)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내용보기

<<중앙일보>> 기자의 <경찰에게 조사받던 대학생 쇼크사>라는 기사 이후 언론은 검안했던 의사가 고문사의 가능성을 언급한 발언을 보도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경찰은 박종철의 사망 사실을 “1월 14일 오전 8시 10분 경, 관악구 신림동 하숙방에서 연행되어 오전 9시 16분 경 조반으로 밥과 콩나물을 주니까 조금 먹다가, 어젯밤 술을 많이 먹어서 밥맛이 없다고 냉수를 달라고 하여 냉수를 몇 컵 마신 후 10시 15분경부터 심문을 시작, 박종운 군 소재를 묻던 중 갑자기 ‘억’하고 소리를 지르며 쓰러져 중앙대부속병원으로 옮겼으나 12시 경에 사망했다.”라고 시인했다. 이른바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내용이다.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은 분노를 유발한다. 심지어 경찰은 증거 인멸을 위해 시신을 화장하고자 시도했고, 부검 과정에서 의사에게 죽음의 원인을 심장마비로 해달라고 협박했다. 이렇게 죽음의 진실을 기만하려 한 것이 더 큰 분노를 일으켰다. 서울대에서 추모제가 열린 날 전국의 여러 대학에서 추모 침묵시위, 교내 시위, 분향소 설치 등이 이어졌다. 야당과 종교단체, 재야단체는 정확한 죽음의 원인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농성과 추모집회를 개최했다. 경찰의 고문으로 인한 사망 사실이 밝혀지면서 용기 있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언론사에는 “이럴 수가 있느냐”, “끝까지 파헤쳐 상세히 보도하라”는 독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동아일보는 확인된 사실은 모두 쓰라고 기자에게 지시했고, 부검한 의사들은 진실을 말했으며, 대한변호사협회가 특별법 제정을 요청했다. 각계 인사 9천여 명으로 구성된 ‘박종철군 국민추도회’가 발족해서 2월 7일을 국민추도일로 선포하고, 3월 3일에는 “고문 없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고문추방 국민대행진을 성사시켰다.  
 
류시현, <87년, 뜨거운 여름>, <<우리시대의 분노>>,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222-223쪽.  
최유준 외저, <<우리시대의 분노>>, 감성총서 8,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8권] 우리시대의 분노, 222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