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계약을 맺은 파견노동자는 석 달 뒤가 불안하다. 그래서 회사 관리자 눈에 날 일은 애써 만들지 않는다. “필요할 때 모집해서 쓰고, 안 바쁘면 자르니” 인원을 정리할 때 시간외노동과 휴일노동을 자주 빠졌던 사람이 1순위가 된다. 그건 정규직도 예외가 아니다.
엄지손톱을 다쳤을 때도 그랬지만, 한 열흘 배가 아팠을 때도 오명순 씨는 아픈 배를 움켜쥐고 일했다. 처음 나흘은 통증이 말도 못했다는데 그 동안도 시간외노동을 다 채웠다. 끝내 회사를 하루 빠지고 종합 병원에 가서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약을 먹고, 일주일 뒤 초음파 검사까지 하고 나서야 아픈 배가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