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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들의 사랑

애(愛)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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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사랑을 그린 그림이 인간의 원초적인 갈망에서 비롯되어 예배대상으로 신격화된 것이라면, 사람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주고받는 사랑은 일상의 모습 속에 담겨 있다. 부모가 자식에 대해 베푸는 사랑이나 남녀 간에 느끼는 사랑 등은 조선시대 풍속화 중에서 볼 수 있다. 그러한 사랑은 직접적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꽃과 새와 나비, 동물들의 교감하는 몸짓이나 짝짓기 등이 사람의 감정을 대신하여 표현되기도 한다. 이는 넓은 의미에서는 동·식물을 포함한 세상 만물들에 대해 느끼는 사랑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화조영모화 중에는 마치 어머니가 아기를 기르듯 새끼를 사랑으로 돌보는 듯한 동물들의 작품이 있다. 이암의 <모견도>나 김홍도의 <모구양자>, 변상벽의 <암탉과 병아리> 등은 어린 강아지를 기르는 어미 개나 병아리들을 기르는 어미닭의 모습을 통해 동물들의 모성애를 그리고 있다. 이암, <모견도>, 16세기 그 중 이암(1507~1566)의 <모견도>는 의젓하게 생긴 어미 개 한 마리와 세 마리 강아지를 그린 그림이다. 강아지 한 마리는 어미 등에 올라 편안하게 잠이 들어 있고, 두 마리는 어미젖을 찾아 품을 파고들고 있다. 어미 개는 엄마가 아기를 안 듯 두 다리로 강아지들을 품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 인간과 다름없는 모성애와 가족 사랑을 그리고 있다. 어미개의 그윽한 눈빛이나 어미개의 등에서 자고 있는 강아지의 편안한 모습, 그리고 젖을 빠는 강아지들의 귀여운 행동은 아기를 기르는 사람의 모습처럼 사랑스럽다. 변상벽(18세기)의 <암탉과 병아리> 또한 암탉이 병아리들을 돌보고 있는 그림으로, 어미닭이 입에 모이를 물고 병아리에게 나누어 주려고 하는 정겨운 장면을 그리고 있다. “암탉이라는 것이 모정이 살뜰해서 곡식 낟알 하나 주워도 그냥 먹으라고 휙 내던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가는 병아리 목에 걸리지 않게끔 부리로 하나하나 잘게 부숴서 먹기 좋게 일일이 흩어준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어미닭은 이 먹이도 그렇게 나눠줄 것이다. 이를 기대하는 변상벽, <닭과 병아리>부분, 18세기 병아리들이 똘망한 눈으로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화가는 실감나게 그려놓았다. 성리학이 발달한 조선시대에는 영물시라 하여 사물에 자신의 뜻을 의탁하여 시를 읊기도 하고 같은 의미로 그림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았다. 식물이나 동물그림에 단지 형상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데 그치지 않고 교훈적이거나 길상적인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래서 개나 닭 그림들에서 보여준 동물의 모성애는 동물들의 생태이자 인간이 예사로이 볼 수 없는 교훈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선옥, <그림 속 사랑 풍경>,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146-148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146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