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한국은 IMF 외환위기를 맞아 국가가 부도 위기에 봉착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은 금모으기 운동을 전개했다.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거의 국민 모두가 동참한 이 운동은 참으로 아이러니 했다.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시킨 이 운동 덕분인지 외부의 지원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한국인의 나라 사랑은 왜 이리도 각별한 것일까? 본래부터 한국인에게 ‘애국’이라는 DNA가 존재하는 것일까?
한말 망국의 소식을 듣자 비탄에 빠진 선비 황현은, “다만 나라에서 선비를 양성한지 500년인데, 나라가 망하는 날에 한 사람도 나라를 위해 죽어가는 사람이 없다면 어찌 통탄스럽지 않으리오”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했다. 황현의 죽음을 애국이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는 나라에 벼슬해 정치에 관여한 일도 없고 녹을 받아 생활한 적도 없었다. 그저 선비의 도리를 다하고자 했을 뿐이다. 애초부터 애국의 DNA는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