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가진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등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그는 심각한 신체적 질병을 앓거나 자살 충동을 느끼기 쉽다. 이와 반대의 경우도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호르게 드 그레고리오가 쓴 <<나의 이성 나의 감성>>이라는 책은 사랑과 관련하여 흥미를 끈다. 미국의 대통령 제퍼슨은 첫 번째 부인과 사별하고 샐리라는 여성을 사랑하게 된다. 큰딸과 동갑이며 죽은 아내의 여동생인 샐리는 제퍼슨에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의미를 갖는 존재였다. 제퍼슨에게 샐리는 금지된 모든 것에 대한 살아 있는 상징이었다. 샐리와의 성관계를 통해서 근친상간에 대한 금지를 뛰어넘어 자신을 해방시켰으며, 잃어버렸던 남성의 능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샐리는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던 제퍼슨에게 하나의 새로운 삶을 위한 가능성이었다. 제퍼슨은 샐리를 향한 그의 새로운 결심을 바탕으로 어떠한 보수적인 벽도 힘차게 뛰어 넘을 수 있었다. 미국인은 아마도 이 젊은 흑인 여자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야말로 미국 대통령으로 하여금 전쟁이나 분쟁 없이 국가의 영토를 두 배로 늘리는 세계 역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성취를 이룩하도록 힘을 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김창규, <사랑의 역사적 흔적들>,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57-58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57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