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유치환의 시 <일월>의 한 대목이다. “먼 미개 적 유풍을 그대로/ 성신(星辰)과 더불어 잠자고”, “거룩한 일월”을 우러르는 곳으로 가서 원수에 대한 증오를 터뜨리겠다고 했다. 원수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았다. 일제가 원수라고 명시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게 말하면 원수와의 긴장된 관계가 흐려지고 만다. 원수는 삶을 욕되게 하고, 비루하게 하고, 진실을 외면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비수를 바로 겨누면서 정체를 드러내, 적당하게 타협하려는 헛된 희망을 버리도록 하기에 오히려 고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