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어머님께서는 타고난 바탕이 곧고 맑았으며, 행실이 남다르게 검소하고 근면하셨으며, 길러주신 은혜 또한 깊었습니다. 생각건대, 소자는 됨됨이와 성질이 용렬하고 천박한데, 성스럽고 밝으신 주상을 만나 특별히 발탁되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오랫동안 문형을 관장하며 마침내 높은 품계를 받았습니다. 돌아보건대 이 특별한 영광은 실로 어머님께서 남기신 덕 때문이었으니, 보답하고자 생각해도 그 끝없는 은혜를 갚을 길이 없었습니다.
... 성은에 감회가 깊어 무덤가의 솔과 잣을 살피고, 이에 분황(焚黃)의 예를 드리며 또 술잔을 올리나이다.
-조선 전기의 문신인 변계량(卞季良, 1369-1430)이 임금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품계를 높이는 은전을 베풀자 이를 고하면서 어머니를 애도하는 마음을 제문에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