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나라를 잃은 서러움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동물(메추라기)의 형상에 의지해 표현하고 있다. 청나라 초기의 개성주의 화가 팔대산인의 작품이다. 그는 명나라 황실의 후예로서 명나라 멸망 후 1648년에 승려가 되었다. 나라의 패망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정신적인 혼란을 일으키게 된 듯 미친 상태와 열렬한 창조적 상태를 오가며 창작활동을 하였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물고기와 오리 등은 모두 실눈 뜬 모습, 응시하는 모습, 놀란 모습, 눈을 부라린 모습, 냉담함 모습 등으로 묘사하였다. 그럼으로써 ‘백안시’하는 듯한 멸시, 희죽거리는 듯한 조롱, 눈을 감고 안정하는 듯한 오만, 노기탱천한 듯한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의 메추라기는 마치 싸우는 것처럼 몸을 부풀려 그의 노기를 대변하고 있다. 나라를 잃은 서러움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세상에 대한 비판(풍자)과 분노로 전이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