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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쓰가네(發金)와 그 여동생의 죽음

노(怒)
부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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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야에야마(八重山)의 나구라 촌(名藏村)에 사는 농민 집에 형제 둘과 여동생 한 명이 있었다. 장남은 하쓰가네(發金)라 하고 차남은 다마사라(玉皿)라 했다. 그리고 여동생은 오무토(思務本)라고 했다. 하쓰가네는 사람 됨됨이가 사악하고 비뚤어졌으며 제멋대로였다. 위로는 신을 믿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을 아끼지 않았으며, 항상 포악하게 굴어서 두려워하는 것이 없었다.
그 때에 한 신녀(神女)가 있었는데 이름을 오모토 오아르지(思度大主)라고 했다. 그 여동생에게 접신하여 말하기를, “나는 본래 일본의 신으로 일찍이 자매 세 명이 주잔(中山)으로 내려왔노라. 언니는 슈리(首里) 동쪽에 있는 벤 다키(冕嶽)에 살면서 가끔 신통력을 발휘하여 세상 사람들을 구했다. 나와 여동생은 구메야마(久米山)로 나가서 각자 한 산을 맡아서 살고 있다. 그러다가 언니가 산세가 빼어나지 못한 것을 꺼려서 이 섬으로 옮겨와 오모토다키(思度嵩)에 거주하다가, 마침내 이 섬을 수호하는 신이 되었노라.”라고 했다. 그러나 하쓰가네는 아직 믿지 못하고서 “만약 신령이 분명하다면 산과 바다의 이물(異物)을 불러서 보여주시오.”라고 말했다. 여동생이 말하기를 “그 이물을 보기를 원한다면 마땅히 이케도(池塘)로 가 보거라.”라고 했다. 하쓰가네가 그 곳으로 갔더니 갑자기 큰 멧돼지 한 마리가 산 속에서 나왔는데, 키가 7 척(尺) 정도였다. 하쓰가네가 멧돼지를 보고서 팔로 감아 끌고 와서는 때려죽이고 잡아먹었다.
하쓰가네가 다시 말하기를 “바다 속에도 역시 괴물이 있을까?”라고 물었다. 여동생이 말하기를 “그 괴물을 보기를 원한다면 시오네(潮嶺)로 가 보거라.”라고 했다. 하쓰가네는 급히 그곳으로 갔다. 아득히 벽해(碧海)를 바라보니 파도가 크게 일어나 하늘까지 닿을 정도인데, 바다에서 수십 장(丈)이나 되는 큰 상어가 나타나 물결을 일으키며 날뛰었다. 하쓰가네가 매우 기뻐하며 옷을 벗고 바다로 들어가 상어를 잡아서 먹어치웠다.
하쓰가네가 묻기를 “바다와 산의 이물은 내가 이미 보았으니, 만약 신령이 존재한다면 직접 나타나서 내가 볼 수 있도록 하시오.”라고 했다. 여동생이 “신령은 지엄하여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하쓰가네가 다시 말하기를 “만약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이 섬에는 신이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 여동생이 말하기를 “신령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라고 했다.
그러다가 결국은 여동생이 하쓰가네와 함께 오모토다키의 정상에 올라가 신좌(神座)로 신을 불러냈다. 갑자기 신이 나타나서 통고하기를 “너는 항상 신을 믿지 않고 오히려 오만하기가 그지없다. 그래서 내가 나타나서 너를 교화하고자 한다. 너에게 겨를 내려줄 터이니 먹고 돌아가라.”고 했다. 보았더니 그 말대로 공중에서 겨가 가득히 내려왔다. 하쓰가네가 매우 괴이하게 생각하고 놀라서 좌우를 둘러보니, 갑자기 산과 들이 바뀌고 신의 모습 또한 보이지 않았다. 당황해서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온몸에 이가 생겨나 하쓰가네의 몸을 파먹어서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다. 하쓰가네가 갑자기 화를 내며 “내가 이 병을 얻은 것은 바로 너 때문이다. 너를 어찌 봐줄 수 있겠는가.”하고 말하고선, 자리에서 불쑥 일어나 칼을 쥐고 여동생을 찔러 죽였다. 하쓰가네도 역시 며칠 지나지 않아서 죽고 말았다. 그 유골은 변해서 결국 돌이 되었다. 지금의 나구라 땅에 있다. 많은 신들이 여동생의 유골을 수습해서 오모토다키에 매장했다. 하쓰가네의 동생인 다마사라(玉皿)가 이 일을 매우 기이하게 여기고, 곧장 나구라 땅에 돌무더기를 쌓고 무덤을 만들어 대신(大神)[이름을 데루소이 데루아카시(照添照明志)라 부른다]으로 삼았다.
이로 인해 무언가 치성을 드리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이곳에 와서 치성을 드렸다.  
옛날에 야에야마(八重山)의 나구라 촌(名藏村)에 사는 농민 집에 형제 둘과 여동생 한 명이 있었다. 장남은 하쓰가네(發金)라 하고 차남은 다마사라(玉皿)라 했다. 그리고 여동생은 오무토(思務本)라고 했다. 하쓰가네(發金)의 몸을 이가 파먹어서 거의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는 화가나서 여동생을 저주하며 칼로 찔러죽였다. 하쓰가네도 역시 며칠 지나지 않아서 죽고 말았는데, 그 유골은 변해서 결국 돌이 되었다.  
김용의 역 {유로설전}2010, 전남대학교출판부 
원저 鄭秉哲 외편{遺老說傳}1978, 角川書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