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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구모리(天狗森)산의 덴구(天狗)

노(怒)
부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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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자키촌(松崎村)에 덴구모리(天狗森)라는 산이 있다. 그 산기슭의 뽕나무밭에서 아무개라는 마을의 젊은이가 일을 하고 있었다. 졸음이 자꾸 와서 잠깐 밭두렁에 앉아서 눈을 부치려고 할 때였다. 아주 크고 얼굴이 붉게 생긴 남자가 나타났다. 젊은이는 선선한 성격에 평소 씨름을 좋아했다. 이 정체 모를 남자가 버티고 서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신경 쓰여 벌떡 일어나 “너는 어디서 온 사람이냐”하고 물었다. 아무런 대답이 없었으므로 한번 혼을 내줄까 생각하고서 있는 힘을 다해 달려들었다. 손으로 붙잡아 내던지려고 했으나 오히려 자신이 튕겨나가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저녁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남자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다. 집에 돌아가서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그 해 가을의 일이었다. 하야치네(早池峰)산 중턱으로 많은 마을사람들이 함께 갈대를 베러 갔다. 그런데 돌아갈 무렵인데도 앞서 말한 남자만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모두 놀라서 찾아보았더니 깊은 계곡에 손과 발이 하나씩 뽑힌 채로 죽어 있었다고 한다. 지금부터 이삼십년 전의 일로, 그 때 일을 잘 알고 있는 노인이 지금도 살아 있다. 덴구모리(天狗森)에 덴구가 많이 살고 있다는 것은 옛날부터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 
정체 모를 남자가 힘에 자신이 있는 젊은이를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젊은이가 그 남자를 혼내줄 생각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려들었다. 젊은이가 저녁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남자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고, 젊은이가 깊은 계곡에 손과 발이 하나씩 뽑힌 채로 죽어 있다.  
김용의 역 {도노 모노가타리}2009, 전남대학교출판부 
원저 柳田國男 {遠野物語 山の人生}1976, 岩波書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