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해 있을 때, 유산을 했지. 그때 일도 이상했어.
밖은 이미 어두워진 것 같았지, 아마. 쟁반에 생선 한 마리가 올라 있었어. 난 그때 유산하고 난 뒤였는데, 문득 그 물고기가 죽은 애기가 돌아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더라고, 정말 그때 기분이란 뭐라 말할 수 없이 이상했어.
나한테는 아기를 안 보여주더군. 실성할지도 모른다면서.
나는 세 번 결혼했는데, 신랑복도 자식복도 없어서, 낳아서 죽이고 길러서 죽이고, 이번에는 희귀병 걸린 애미 몸 중하다고 살아서 꿈틀꿈틀 손발 움직이는 것을 기계로 긁어냈으니. 죄스럽고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 생선을 멍하니 보고 있자니, 꼭 아기처럼 보이데.
...
그런 생각할 틈도 없이, 나는 경련이 심해져서 쟁반째 침대에서 떨어트리고 말았어. 그래도 난 포기 안 했지. 침대 밑에 철퍼덕 앉아서 둘러보니, 생선이 침대 뒷다리 쪽 벽 귀퉁이에 떨어져 있는 거야. 아니 생선이잖아, 아주 잠깐 그렇게 보였지만, 금세 아기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거야. 그러더니 머리가 멍해지면서, 아기를 잡아야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 있지.
...
나는 그때 양 손에 열 개 손가락이 붙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내고는, 그 열손가락으로 꽉 쥐고 허겁지겁 입에 다 묻혀가면서 먹어치웠지. 그때 그 생선, 비린내가 어찌나 심하던지! 이상도 하지, 그렇게 좋아하는 생선을 먹는데 아기를 먹는 기분으로 먹다니. 이놈의 병은 맛은 몰라도 냄새는 맛은 몰라도 냄새는 맡을 수 있거든. 그런 기분이 드는 때가 머리가 이상해진 때지. 슬퍼, 손가락을 펴고 바라보고 있을 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