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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조선인 李正子의 ‘短歌’

애(哀)
부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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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리며 문맹인 어머니를 책망했었네. 어린 날 수업 참관일의 나. 반도 저 멀리 넘어온 자의 숨결을 느끼노라. 아버지의 등 만질 때마다. ‘일본 남자는 사랑하지 마’라며, 아버지 손에 몇 번이고 맞았다 언니도 나도. 젊은 날에는 함바의 인부였던 울 아버지도, 병이 깃드니 품 안에 들 정도로 작아졌구나. 일본 남자는 모두 비겁자, 겁쟁인 것을, 일본 남자만 사랑하고서 알았네.
이 존자(이정자의 일본식 발음) 아니면 이정자, 혹은 카야마, 어떤 게 이름인지 아들이 묻네. 자식을 낳았네. 조국을 알지 못하는 자식을 낳았네. 어미는 맘속으로 하늘에 죄를 묻노라. 열여섯짜리 아들, 아직 세상을 모르는 아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지문 날인. 귀를 적시는 말이 있었네. 귓전에 반짝이는 눈물이 있었네. 살아가고 있는 한. 
인용된 부분은 단카라는 일본의 짧은 시로, 여기에 이정자는 재일조선인 2세로서 살아온 회한과 슬픔을 담아 노래하고 있다. 문맹인 조선인 부모를 부끄러워 숨기려 했던 과거, 일본인 연인을 반대하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 그리고 조선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맞게 되는 실현과 차별, 자식에게 대물림되는 국적불명의 정체성과 그에 대한 죄의식, 끝이 없는 사회적 차별에 대한 슬픔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
식민지 지배와 그 결과로 발생한 재일조선인 2세들의 삶은 개인적 차원에서 어찌할 수 없는 삶의 굴레로 조건 지어졌고, 그로 인한 삶의 경험은 시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상흔과 상실에 대한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서경식 저, 형진의 역, {역사의 증인: 재일 조선인}, 반비, 2012. 176~181쪽 재인용. 
서경식 저, 형진의 역, {역사의 증인: 재일 조선인}, 반비, 2012.
김훈아, [재일조선인 李正子의 ‘短歌’考], {국제한인문학연구} 제1호,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