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비관한 김룡주가 처음 자살을 결심을 보이자 당시 김룡주를 부모보다도 형제보다도 더 한층 사랑하든 마음 약한 홍옥임이가 자연 이에 동정하야 다 같이 허무한 세상을 일시에 떠날 결심을 한 것으로도 추측된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에 나머지 사랑하는 사람이 그와 보조를 함께하는 일과 같은 것은 흔히 세상에도 있는 일이니까... 그러나 죽은 사람에게는 이미 입이 없으니 어찌 뉘라서 그의 진상을 안다하리요? 그러나 죽은 원인이라 그 이유야 무엇이든 어쨌든 꽃다운 시절에 영원의 나라로 달음질친 그들 두 여성의 정사(情死)야말로 봄날에 상서롭지 못한 가장 눈물겨운 철로의 비극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