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슬픔은 그 크기가 사랑의 깊이와 같다. 사랑이 깊을수록 이별의 슬픔은 견디기 힘들다. 사랑은 그 사람의 가치에서 형성된다. 그 사람의 가치가 내 목숨과 같을 때 그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인은 갈수록 자신만의 가치를 더 중요시해 간다. 나의 가치가 더 중요해질수록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이별의 슬픔도 옛사람 같지는 않은 듯하다. 이별에 관한 절창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세상의 변화이다.
「송시」는 전혀 감정이라고는 없어보이는 개미들의 일상에서 이별의 슬픔을 훌륭하게 건져내고 있다. 너무 큰 슬픔은 울음도 부족하다. 울음으로도 해소되지 않는 상실감 또한 어쩌면 절대상황일 수 있다. 사랑이 깊을수록 이별의 슬픔은 크고, 슬픔이 클수록 상처도 깊다. 상처가 깊을수록 사랑은 컸던 것이고, 이제 아름다웠던 사랑의 추억만 남게 된다. 기가 막힐 일이다. 사랑하는 이를 보내고 슬픔을 어쩔 수 없어 몸에 몸을 던지는 시인의 아픔이 짙게 배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