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한하운은 ‘한센병’을 앓아 그 고통과 슬픔을 시를 통해 노래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있다. 위 시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시적화자는 보리피리를 불며 ‘방랑’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머무르지 못하고 떠돌아야하는 생활은 안정적이지 않을뿐더러 고독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하다. 그 과정에서 그리운 ‘고향’, ‘유년시절’뿐만 아니라 사람 자체가 그리워지는 것 역시 당연하다. 소박하게 ‘인간사’ 자체를 욕망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의 벽을 알고 있기에 ‘부정적’이며 ‘보리피리’ 소리는 그 슬픔을 배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