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가치 있어 보이는 것을 단번에 얻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돈은 인간과 그가 바라는 것들 사이에 일종의 매개 단계를, 둘 사이의 관계를 수월하게 해 주는 메커니즘을 삽입시킨다. 그리고 한 가지로 수많은 다른 것들을 획득할 수 있는 원리에 따라, 돈은 이 모든 것들을 다른 방법을 통해서보다 더 쉽게 획득할 수 있다는 환상을 자극하게 된다. 하지만 행복에 다가서면 그에 대한 갈망은 커지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절대적으로 먼 곳에 존재해서 단념한 것이 아니라, 아직 소유하지는 않았지만 그 소유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듯이 보이는 것 – 마치 화폐 제도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바와 같이 – 바로 이것이 갈망과 정열에 가장 크게 불을 지피기 때문이다. […]
돈은 원칙적으로 어떤 순간에도 추구할 수 있는 절대적 목표가 된다. 이 목표는 고정불변의 목표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왜냐하면 후자의 경우는 언제나 원하거나 추구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현대인은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박차를 가하게 된다. 그는 이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다른 목표들이 여지를 주기만 하면 즉각 주된 목표가 된다. 이것은 잠재적으로 항시 존재한다. 그러므로 현대적 삶은 동요하고 열광하며 휴식이 없다는 특성을 보이는데, 돈은 이 같은 삶에 멈출 수 없는 수레바퀴를 달아준다. 이 바퀴는 결국 삶이라는 기계를 영구 기계로 만들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