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울던 여울 슬피 울어 지내누나
이제야 생각하니 님이 울어 보내도다
저 물이 거슬러 흐르고저 나도 울어예리라
위는 원관란의 작품이다. 이 시조에서 ‘여흘’ 곧 냇물은 떠나 있는 님과 남아 있는 나 사이의 경계점이다. 이 경계는 님과 나 사이의 사랑이 마주치는 곳으로 표현된다. 지난 밤 그렇게 울어대던 냇물 소리는 곧 님께서 그렇게 우는 소리로 들려질 수밖에 없는 나의 환청이다. 그 환청이 이제는 님에게도 들렸으면 하는 욕망이 보인다. 내게 울음소리를 전하던 물이 도리어 이제 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거슬러 올라가 나도 울고 있음을 전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서로 떨어져 있어 더욱 사무치는 그리움은 물을 통해 간절한 사랑의 욕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