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놀라운 것은 사랑이 정치적일 뿐 아니라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흔히 우리는 성과 사랑이 경제적 계산과는 아주 다른 순수한 영혼의 산물이라고 착각하지만 끌로드 레비스트로스에 따르면 고대의 결혼제도는 고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이에 덧붙여 뤼스 이리가레는 결혼을 남성 종을 재생산하기 위한 여성교환임을 강조한다.
에바 일루즈와 같은 페미니스트 역시 로맨스가 자본주의 경제와 매우 밀접한 연관성 속에서 발전되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논의에 따르면 후기 자본주의 도시에서 낭만적 데이트에 대한 열망은 레저 상품, 여가 상품에 대한 소비를 기반으로 촉진되고 실현되는 것이었다(Eva Illouz, Consuming the Romantic Utopia: love ana the cultural contradictions of capitalism). 이렇게 볼 때 성과 사랑은 자연의 문제도 영혼의 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정치의 문제이자 경제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