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은 무의식이 무수한 촉수를 뻗치게 하여 모든 남성들의 투사를 흡입할 정도로 무의식적이어서 그것이 남성들을 매우 흡족하게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큰 여성적인 애매모호함은 남성적인 단호함과 명료함의 바람직한 대극이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남성들이 모든 의심쩍은 것, 이중적 의미, 애매모호함, 불명확함을 매혹적인 여성적 순진성에 투사하면서 전가할 수 있을 때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드러난다. 내적인 무관심 때문에, 그리고 항상 상처 입는 순진무구함처럼 착각하게 하는 그런 열등감 때문에, 남자에게는 우월하면서도 관대하게, 마치 기사 같은 태도로 널리 알려진 여성적인 부족함을 견디도록 하는 이로운 역할이 주어진다.  

융에 따르면 사랑은 인간들의 삶의 역사 과정 속에서 축적된 집단 무의식인 아니마와 아니무스라는 반대되는 원형(Archetypen)의 상호보완적 관계에 기초한다. 아니마는 어머니의 원형이며, 아니무스는 아버지의 원형이다.  

C.G.융, {원형과 무의식}, 한국융연구원, 솔출판사, 2003, 2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