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무차별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기 위해 결합을 필요로 하는 대립된 것들이 이미 결합되어 있는 곳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랑의 신비는 바로 제각기 자기 자신을 위해 있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각으로 있지 않으며, 따라서 다른 것이 없이는 있을 수 없는 그런 것들을 결합시킨다. …
정신 안에서는 실존하는 것이 실존의 근거와 하나가 된다. 정신 안에서는 실제로 그 둘이 동시에 있다. 또는 정신은 그 둘의 절대적 동일성이다. 그러나 정신 너머에는 시원적 비근거가 있다. 이 시원적 비근거는 더 이상 무차별적(무관함)도, 그렇다고 두 원리의 동일성도 아니며 오히려 모든 것에 대해 똑같지만 어느 것에 의해서도 사로잡히지 않는 보편적 통일성이며,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지만, 그러나 모든 것에 작용하는 선행이다. 한마디로 말해 모든 것 안의 모든 것인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