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스케는 백합을 바라보면서 방을 가득 채운 강한 향기에 스스로를 송두리째 내맡겼다. 그는 그런 후각적인 자극 속에서 지난날의 미치요의 모습을 분명히 떠올릴 수 있었다. 그 과거 속에는 떨쳐버릴 수 없는 자신의 옛 그림자가 연기처럼 휘감기고 있었다. 그는 한참 후에 ‘오늘 비로소 자연의 옛 시절로 돌아가는 구나’라고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 때, 그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안위를 온몸에 느꼈다. 왜 좀 더 일찍 돌아갈 수 없었던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왜 自然에 저항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는 비속에서, 백합 속에서, 그리고 재현된 과거 속에서 순수하고 완벽하게 평화로운 생명을 발견했다. 그 생명은 어디에도 욕망이 없고 이해관계를 따지려들지도 않았으며 자기를 압박하는 도덕도 없었다. 구름과 같은 자유와 물과 같은 自然이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행복했다. 따라서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