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겔에게 사랑은 첫 번째 상호 인정 관계이다. 왜냐하면 사랑의 실현 속에서 주체들은 서로를 구체적인 필요 본능 속에서 확증하게 되고, 또한 이를 통해서 서로를 필요한 존재로 인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즉, 충만한 사랑으로 서로 상대방에게 향하고 있다는 상호 경험 속에서 두 주체가 알게 되는 것은, 자신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각각 상대방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공통된 사실이다. 또한 욕구나 욕정은 어떤 점에서는 그것들이 충족되거나 거부되는 것을 통해서만 ‘확증’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여기서 인정은 정서적인 일치와 격려라는 성격을 갖는다. 이런 점에서 사랑이라는 인정 관계는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특정한 가치 존중의 감정을 보이는 구체적인 타인의 신체적인 존재와 관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