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나인 삼십이 되어 가는데 내 나이는 서른이라 여섯이로세. 새 즐거움 반도 다 못 누렸는데 한번 이별 활줄에 화살 같아라. 내 마음 돌이라서 굴러 갈건가 세상일은 동으로 흘러가는 물. 한창 때 해로할 이 잃어버리고 눈 어둡고 이 빠지고 머리 희었네. 묻혀 사니 봄가을 몇 번이더냐 오늘에도 오히려 죽지 못했소. 백주는 저 강물의 중류에 있고 남산엔 고사리가 돋아나누나. 도리어 부럽구려 주나라의 왕비를 생이별로 권이를 노래했으니.
-사랑하는 님과 생을 함께 하려는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다. 사모하는 님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려야 함에도 타자에 의해 살해되어 영원히 이별할 수밖에 없는 분노와 안타까움의 심정이다. 사랑하는 님을 떠나 보내고 그 남겨진 시간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비판의 심경은 풀릴 길이 없다. 인종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하서 김인후의 마음은 사랑하는 님에 대한 그리움과 연모의 감성으로 표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