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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자의 겸애는 부모가 없는 것과 같다는 맹자의 비판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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聖王不作, 諸侯放恣, 處士橫議, 楊朱墨翟之言, 盈天下, 天下之言, 不歸楊則歸墨. 楊氏, 爲我, 是無君也. 墨氏, 兼愛, 是無父也, 無父無君, 是禽獸也. 
성스러운 왕이 나오지 않아서 제후가 방자하고, 초야의 선비들은 제멋대로 의논하여 양주 묵적의 말이 천하에 가득하여 천하의 말이 양주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묵적에게 돌아간다. 양주는 자신만을 위하여서 군주가 없다. 묵적은 서로 더불어 사랑하니, 이는 아버지가 없는 것이다. 아버지가 없고 군주가 없으면 이는 금수이다.

-맹자의 현실 진단은 한마디로 유학이 대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양주의 위아론과 묵자의 겸애의 논리가 혼란한 시대 상황에서 호응을 얻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맹자는 양주와 묵자를 동시에 비판한다. 특히 묵자의 겸애는 차등없는 사랑을 제안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까운 부모나 다른 사람의 부모나 군주의 구별이 없어진다. 맹자는 양묵을 심지어 금수라고 적시한다.
맹자가 볼 때, 묵자가 그리고 있는 감정이 배제된 ‘차가운 사랑의 세계’는 친친의 유가 윤리의 근거를 제거하고 새롭게 자신의 체계로 대체하려는 시도이다. 당대의 혼란한 시대상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묵자는 겸상애(兼相愛), 교상리(交相利)를 주장한다. 묵자의 제기하는 새로운 ‘사랑’의 개념은 공자와 그 후예들이 정립하고자 하는 친친(親親)과 인애(仁愛)에 기반한 사랑과 배려의 가치체계를 근본에서부터 뒤흔든다. 맹자가 볼 때. 이러한 묵자의 사랑 기획은 인정에 기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정하고 위태롭다. 원망과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묵자가 제안하는 겸애는 ‘모두 다 사랑하리’가 아니다. 겸애는 친친에 기초한 공자의 인의 차별적 사랑을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무차별적인 사랑을 전파하는 것은 아니다. 일종의 상호 호혜적인 돌봄을 주장하는 것이 겸애이다.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친소 관계를 배제하고 서로의 생존과 이익을 보장하자는 것이 겸애이다. 서로의 이익을 담보하는 합리적 태도가 겸애의 의미축인데, 이럴 경우, 인간은 사사로운 이익을 전제로 관계를 맺게 된다. 이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이 맹자의 생각이다. 오히려 인간 관계를 복잡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맹자는 묵자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판한다. 묵자의 겸애를 위도적 사명감을 갖고 배격한다. 맹자는 공자보다 진보한 인정과 의리가 결합된 사랑의 철학으로 묵자를 공박한다. 
{孟子}5, [등문공(藤文公)]상(上). 
김경호, {감성의 유학}, <사랑>, 전남대출판부,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