匏有苦葉/ 濟有深涉/ 深則厲/ 淺則揭.
有瀰濟盈/ 有鷕雉鳴/ 濟盈不濡軌/ 雉鳴求其牡.
雝雝鳴鴈/ 旭日始旦/ 士如歸妻/ 迨冰未泮.
招招舟子/ 人涉卬否/ 人涉卬否/ 卬須我友. 

박에는 마른 잎이 달려 있고, 제수에는 깊은 나루가 있네. 깊으면 옷 입은 채 건너고, 얕으면 옷 걷고 건너지.
홍건히 제수 물 넘쳐흐르고, 꿩꿩 암꿩이 우네. 제수 넘쳐흐르는데도 수레바퀴통도 안 젖고, 암꿩이 우는 것은 수컷을 구함이네.
기럭기럭 기러기 울며 가고, 환히 아침 햇살 비치네. 총각이 장가들려면 얼음이 다 녹기 전에 해야 하네.
뱃사공 손짓하여 남들은 물을 건너도 나는 안 가려네. 남은 건너도 나는 안 가는 것은 내 벗을 기다리기 때문이네.

-성인 남녀가 혼기가 차면 연정이 깊어져 결혼하려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남녀간의 사랑은 서로 마음만 통하면 가능한 일인데, 좋은 배필을 만나서 사랑하며 사는 삶을 꿈꾼다. 

{시경(詩經)}, [국풍(國風)], [패풍(邶風)], <포유고엽(匏有苦葉)>. 

김학주 역저, {시경}, 명문당, 2010.
마르셀 그라네, 신하령·김태완 옮김, {중국 고대 축제와 가요}, 살림,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