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목발질하며 나는 살아왔구나 대보름의 달이여 올해는 정말 멋진 연애를 해야겠습니다 모두가 불 속에 숨어 있는걸요? 돌리세요, 나뭇가지 사이에 숨은 꿩을 위해 돌리세요, 술래 는 잠을 자고 있어요 헛간 마른 짚 속에서 대보름의 달이여 온 동네를 뒤지고도 또 어디까지?
아저씨는 불이 무섭지 않으셔요?
기형도의 시 [쥐불놀이: 겨울 版畵 5 ]의 전문이다. 사랑을 목발질하며 살아왔구나 라는 시행에서 보듯, 사랑은 결코 순탄치 않다. 하지만 보름달을 바라보며, 올해는 정말 멋진 연애를 해야겠습니다 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사랑을 다짐한다는 사실 자체가 결코 그 사랑이 순탄치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