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류적 사랑은 능동적이고 우발적인 사랑이며, 그래서 낭만적 사랑 복합체가 가진 ‘영원한’, ‘하나뿐인며 유일한’ 특성과 어긋난다. … 합류적 사랑은 감정적인 기브 앤 테이크에서 평등을 선취하는데, 사랑의 유대가 순수한 관계의 원형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더욱 그러하다. 이런 사랑은 친밀성이 발전하는 만큼, 그리고 파트너 각자가 상대에게 자기 관심과 욕구를 드러내고 서로에게 민감해질 준비가 되어 있는 정도만큼 그만큼씩만 발전한다.  

합류적 사랑은 각기 따로 흘러오던 두 개의 지류가 하나의 강물이 되어 흐르듯, 두 사람의 정체성이 과거에는 각기 달랐음을 인정한 위에서 다가오는 미래의 시간을 향해 사랑의 유대를 공유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협상해가는 사랑이다.  

앤서니 기든스, {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 새물결, 1996, 108-1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