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왕자 호동이 자살하니 그는 왕의 次妃 즉 曷思王 손녀의 소생이었다. 호동의 얼굴이 아름다워 왕이 매우 사랑하여 이름을 好童이라 한 것이다. 元妃는 호동이 적통을 빼앗아 태자가 될까 염려하더니 왕에게 “호동이 나를 예로써 대접치 않고 자못 음행하려 하는 듯합니다”라고 참소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다른 아들인 까닭으로 해서 네가 미워하느냐" 하자 비는 왕이 믿지 아니함을 알고 화가 미칠까 두려워 울면서 말하기를, "청컨대 대왕 가만히 엿보셔서 만일에 이러한 일이 없으면 내가 스스로 죄를 받겠습니다" 하였다. 이에 대왕은 의심치 아니할 수 없어 장차 호동에게 죄를 주려 하니, 어떤 사람이 호동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왜 스스로 변명치 아니하느냐" 하였다. 대답하기를, "내가 만일 변명하면 이는 어머니의 악행을 드러내어 왕의 걱정을 끼치는 것이니 어찌 孝라 할 수 있으랴" 하고 이내 칼에 엎드려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