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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테판 츠바이크, [낯선 여인의 편지]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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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써내려갈 수가 없군요. 머릿속이 너무나 흐릿하고 온몸이 아픕니다. 열도 잇네요. … 사랑하는 그대, 잘 사십시오. 사랑하는 그대여, 행복하세요. 당신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있는 그대로 다 좋았습니다. 마지막 숨을 내쉬는 순간까지 당신에게 감사할 겁니다. 전 지금 편안합니다. 당신에게 모든 것을 말했으니 이제는 아시겠지요. 아니,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짐작은 하시겠지요. 하지만 이런 사랑에 대해 전혀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없다고 해서 당신을 쓸쓸해하지도 않으실 겁니다. 그것이 제겐 위안이 됩니다. 아름답고 경쾌한 당신의 삶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죽음으로도 당신께 부담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위안이 됩니다. 사랑하는 그대여… 
슈테판 츠바이크의 [낯선 여인의 편지]에서 죽어가는 여주인공이 자신이 평생동안 사랑했던 남자에게 보내는 편지의 한 대목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죽어가기 직전 자신이 평생동안 유일하게 사랑했던 한 남자를 떠올리며 죽음으로도 당신께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에 대한 마지막 원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더구나 그 남자는 그 여자가 죽은 이후에야 그녀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고 비통해한다는 점에서 엉켜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 {체스 이야기·낯선 여인의 편지}, 김연수 역,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