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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영, [현대식 교량]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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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반항에 있지 않다.
저 젊은이들의 나에 대한 사랑에 있다
아니 신용이라고 해도 된다
[선생님 이야기는 20년 전 이야기이지요]
할 때마다 나는 그들의 나이를 찬찬히
소급해 가면서 새로운 여유를 느낀다
새로운 역사라고 해도 좋다
이런 경이는 나를 늙게 하는 동시에 젊게 한다
아니 늙게 하지도 젊게 하지도 않는다
이 다리 밑에서 엇갈리는 기차처럼
늙음과 젊음의 분간이 서지 않는다
다리는 이러한 정지의 증인이다
그러한 속력과 속력의 정돈(整頓) 속에서
다리는 사랑을 배운다
정말 희한한 일이다
나는 이제 적을 형제로 만드는 실증(實證)을
똑똑하게 천천히 보았으니까. 
김수영의 시, [현대식 교량]의 일부이다. 사랑하는 젊은이들로부터 그는 죄가 많은 다리인 현대식 교량을 긍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늙음(김수영)과 젊음(젊은이들)이 다리 위를 스쳐갈 때 발생하는 것이 바로 긍정으로서의 사랑이며, 다리는 사랑을 배운다. 그것은 일종의 화해이다.  
김수영, [현대식교량], {김수영전집1: 시},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