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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 이중섭의 편지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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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뜰한 사람이여. 나 혼자만의 기차게 어여쁜 남덕군! 그 뒤 어떻게 지냈소. 어머님을 비롯해서 여러분들에게 안부 전해주시오. 덕분에 무사하게 부산으로 돌아왔소. 당신과 함께 보낸 6일 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버려서 정말 꿈을 꾸다 온 것만 같소. 당신과 하고 싶었던 가지가지 얘기 … 한가지도 못하고 돌아온 것만 같아서 한이 되오. … 나는 지금 당신을 얼마나 격렬하게 사랑하고 있는가…. 당신과 헤어진 이후 날이면 날마다 공허해서 견딜 수가 없소. 다음에 가면 남덕의 모든 것을 두 팔에 꽉 껴안고 내 곁에서 언제까지나 결코 놓지 않을 결심이오. … 그럼 착하고 귀여운 소중한 나만의 남덕군, 힘을 내어 진심으로 당신의 대향을 기다려주오. 가까운 곳에 정규형 부부가 이사를 와서 식사는 정형 집에서 꼬박꼬박 하고 있으니 안심하시오. … 걱정말고 기운을 내어 길고 긴 편지를 고대하오.  
천재작가 이중섭이 일본에 떨어져 살고 있는 부인에게 쓴 편지의 일부이다. 부인에 대한 그의 사랑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일 정도로 격정적인 형용사로 채워져 있다. 부인과의 짧은 만남 이후 헤어져 한국에 돌아온 그는 마치 꿈을 꾼 것과 같았던 행복한 며칠의 기억을 떠올리며 편지를 쓰고 있다. 하지만 사정상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는 처지 때문에 그는 어쩔 수 없이 그리움을 삭이며 부인의 편지를 기다린다. 
이중섭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빛깔까지도: 이중섭 서한집}, 한국문학사(2000).  
전인권, {아름다운 사람 이중섭}, 문학과지성사(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