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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학도병의 유고(마츠나가 타츠키)의 일부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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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너는 기모노를 차려 입고 나섰다. 핫토리에서 시계줄을 고르고 쿠와바라에서 핸드백을 샀다. …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 쇼핑인지 모르겠다. 네가 그것을 좋아하여 오래오래 사용해 주었으면 한다. 신발을 갖고 싶어하여 사주고 싶은데 돈이 될지 몰라. 그리고 식당 에무라에 갔다. 케이씨와 하루코씨와 4명 뿐이다. 다른 사람들이 오지 않았는데 예상외로 멋지고 금세 기분이 좋아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쩌면 그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밤이었을까. 나의 진정한 송별회는 오늘 저녁뿐이었다. 지금은 너무 행복해서 아무 것도 쓰고 싶지 않다.  
태평양 전쟁 말기 암운이 드리워진 일본에서 군에 입대하기 직전 한 청년이 쓴 일기의 일부다. 입대 직전 사랑하는 여인과 만나 그에게 마지막 선물을 사주는 그의 마음은 연정이다. “지금은 너무 행복해서 아무 것도 쓰고 싶지 않다”라는 마지막 문장에서 드러나듯, 그는 그녀와의 마지막 만남이 주는 행복감을 최대한 기억하고자 한다. 하지만 입대를 앞둔 시점에서 그녀와의 만남은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사랑은 엉켜 있다.  
{전쟁 · 문학 · 사랑: 학도병 형제의 유고}(1968) 
오오누키 에미코, {죽으라면 죽으리라}, 이향철 역, 우물이 있는 집(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