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머릿속에는 이제 너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지게 되었어. 그것은 너와 같은 다정한 소녀가 사는 나라에 관한 거야. 나는 조용히 황혼에 불타는 논밭에서, 얼굴도 잘 보이지 않는 먼 곳에서 우리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는 아이들의 안쓰러운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어. 만약 그것이, 너에 대한 사랑보다도 훨씬 강한 것이라고 말하면 너는 화를 낼까. 아니 아니, 너는 결코 화내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나와 함께 내 마음을 이해해 주겠지. 정말 저렇게 귀여운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생명도 결코 아깝지 않아. 나같이 자아가 강한 남자는 신앙이란 걸 가질 수도 없어. 그래서 이런 행동을 행위의 원천으로 삼지 않는다면 살아갈 수 없다는 것도 너는 알겠지. 내 마음속에 있는 이 보석을 가지고 나는 죽고 싶어. 왜냐하면 그것이 나에게 있어 가장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