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은, 뿌리가 깊지 못하고 꽃잎이 아름답지 못하다. 그러나 이슬을 빨아들이고 수분을 빨아들이고 썩은 사람의 피와 살을 흡수하여 저마다 자신의 생존을 다툰다. 살아서는 역시 짓밟히고 잘림을 당한다. 죽어서 썩어 없어질 때까지.
그러나 나 담담하고 즐겁다. 나 크게 웃으리라, 나 노래하리라
나는 나의 들풀을 사랑한다. 그러나 들풀로 장식된 이 땅은 증오한다.
지하의 불길이 땅 속에서 내달리며 용솟음친다. 용암이 일단 분출하면 모든 들풀과 큰 나무들을 다 태워버릴 것이다. 그리하여 더는 썩을 것도 없어지게 되리라.
그러나 나 담담하고 즐겁다, 나 크게 웃으리라, 나 노래하리라. …
나 자신을 위하여, 벗과 원수, 사람과 짐승,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위하여, 나는 이 들풀의 죽음과 썩음, 그것이 빨리 도래하기를 희망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 일찍이 살아 있지 않았던 것이 되니 이는 참으로 죽거나 썩는 것보다 훨씬 불행하리라.
가거라 들풀이여, 나의 이 서시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