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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자키 도손, {파계}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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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와 군은 자신의 신분을 생각하고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희망이라고 체념해버렸던 것이지요. 이제는 사람을 그립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처럼 슬픈 마음이 있을까요? 그래서 세가와 군은 당신에게 오서 이제까지 감추고 있었던 신분을 고백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만일 당신이 그 남자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한번 도와준다는 생각을 하실 수는 없을까요?
“글쎄, 무어라고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오시호는 귀밑까지 붉어지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미 그런 마음이에요.”
“평생요?” 긴노스케는 오시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
이 오시호의 대답이 긴노스케를 놀라게 했다. 사랑도 눈물도 결심도 모두 이 한 마디에 담겨 있었다.  
일본의 근대소설가인 시마자키 도손의 작품, {파계}의 마지막 부분이다. 학생들의 명망을 받는 교사이면서도 하층계급인 백정이라는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괴로워하던 주인공은 마침내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로 결심하며, 이를 자신이 마음에 품고 있던 여인에게도 밝힌다. 그가 떠난 이후, 그녀를 찾아온 그의 친구 긴노스케에게 그녀는 자신 역시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고백한다. “글쎄, 무어라고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라며 수줍음을 표하면서도, 평생을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고백하는 여주인공의 마음은 기쁨과 수줍음이 교차한다.  
시마자키 도손, {파계}, 노영희 옮김, 문학동네(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