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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나기 무네요시, [석불사의 조각에 대하여]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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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둡고 조용한 이 굴원 속에 앉아 있는 禪定에 잠기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모든 것을 말하는 침묵의 순간이다. 모든 것이 움직이는 靜慮의 찰나이다. 일체를 포함하는 무의 경지이다. 어떤 진실이, 어떤 아름다움이 이 찰나를 초월할 것인가. 그의 얼굴은 이상한 아름다움과 깊이로 빛나고 있지 않은가. 나는 많은 불타의 좌상을 보았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신비에 가득찬 영원한 작품일 것이다. 나는 이 좌상에서 조선의 가장 깊은 불교를 대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작품에서는 종교도 예술도 하나인 것이다. 우리는 아름다움에서 참을 맛보고 참에서 아름다움을 즐기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저명한 민예사상가인 야나기 무네요시가 1922년에 쓴 {조선과 그 예술}에 실린 그의 조선행의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나라 조선을 자신의 모국 일본이 식민지배하고 있는 현실에 괴로워하면서, 그는 조선이 예술로서 이미 뛰어난 성취를 이루었음을 석불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조선으로의 여행 도중 들른 석불사에서 그는 예술작품 앞에서 법열의 경지에 이른다. 하지만 당시는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의 나라 조선을 자신의 모국 일본이 식민지배하고 있는 모순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조선에 대한 그의 사랑은 현실과 계속 엉키게 된다. 
야나기 무네요시, {조선과 그 예술}, 이길진 역, 신구(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