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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나기 무네요시, [그의 조선행]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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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의 떠오르는 듯한 그 입체에도 조각의 멋이 있다. 때때로 그 형태는 인체의 아름다움마저 암시한다. 이 항아리는 유난히도 부드럽다. 살갗의 아름다움은 따뜻한 느낌마저 상상케 한다. 그 둥그스름한 모양이라거나 어깨를 따라 흐르는 선에서 자연의 호흡까지도 들을 수 있다. 더구나 그 살갗의 빛이 얼마나 희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언제나 조선자기에서 볼 수 있는 조용한 푸르름(靑味)이 베일처럼 감싸고 있다. 이 단순한 흰빛에서도 우리들은 민족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것은 여인의 모습처럼 다소곳한 내면에 숨은 부드러운 빛이다. 밖으로 드러나려는 어떠한 오만도 여기서는 찾아볼 수 없다([그의 조선행], 번역 확인).  
일본의 저명한 민예사상가인 야나기 무네요시가 1922년에 쓴 {조선과 그 예술}에 실린 [그의 조선행]이라는 글의 일부를 인용한 것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나라 조선을 자신의 모국 일본이 식민지배하고 있는 현실에 괴로워하면서, 그는 조선이 예술로서 이미 뛰어난 성취를 이루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조선의 도자에 대한 그의 사랑은 너무나 소중한 것을 발견한 기쁨으로 넘쳐난다. 하지만 당시는 자신이 사랑하는 예술의 나라 조선을 자신의 모국 일본이 식민지배하고 있는 모순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조선에 대한 그의 사랑은 현실과 계속 엉키게 된다. 
야나기 무네요시, {조선과 그 예술}, 이길진 역, 신구(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