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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비와 사랑

애(愛)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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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의 사랑은 예술의 주요한 주제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불교가 들어와 사람들의 삶에 오랜 동안 영향을 주었던 만큼 부처님의 사랑인 ‘자비’ 또한 여러 형태로 그려졌다. 불교의 여러 신들은 각자의 역할이 달라 발원자의 소원에 따라 다르게 조성되지만, 정토신앙이 성했던 우리나라에서는 필자미상, <수월관음도>, 1310. 서방 극락정토를 주재하는 부처님인 아미타여래를 특히 좋아하여 많이 그렸다. 그러다보니 아미타여래를 보좌하는 관음보살에 대한 신앙 또한 아울러 깊어졌다. 관음보살은 자비의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고 제도한다는 보살이다. 때문에 아미타여래의 협시보살로서만이 아니라 단독상으로도 많이 그려졌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이라 염불하는 것처럼 아미타불이 사는 서방정토에 귀의하고자 하는 중생의 염원은 아미타여래도와 함께 수많은 관음보살도를 탄생시킨 것이다. 고려불화 중 가장 규모도 크고 아름다운 관음보살상이 1310년 작 <수월관음도>이다. 4m가 넘는 큰 폭에 그려진 관음보살은 각종 보석으로 치장하고 흰 천의를 두른 채 자애로운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관음보살의 배경에는 기괴한 암석이 둘러져 있는 가운데 푸른 대나무 세 그루가 솟아있고, 중생의 고통을 소멸시켜 준다는 감로수가 담긴 정병이 그려져 있다. 선지식을 찾아 곳곳을 떠돌았다는 선재동자는 합장을 한 채 관음보살을 올려다보고 있다. 도를 구하는 선재동자의 표정에는 신의 자비를 염원하는 인간의 간절한 바램이 담겨있다. 법화경 보문품과 능엄경에 의하면 관음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그 근기에 따라 모습을 변화한다고 한다. 그에 따라 관음보살은 인간이 처한 각종 어려운 상황에 여러 모습으로 몸을 바꿔 나타나기도 한다. 일본 지은원 소장 <관음32응신도>에는 마치 풍속화처럼 인간 삶의 다양한 모습이 펼쳐지고 그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도와주는 관음보살이 그려져 있기도 하다. 장우성, <성모자>, 1954.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에는 예수님의 사랑 또한 여러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 중에서도 성모마리아가 아기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자상은 가장 각광받는 도상이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를 통해 사랑과 순결, 겸손의 가르침을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근·현대 한국화가인 월전 장우성은 <성모자>에서 성모마리아와 아기 예수를 한국풍 인물로 바꿔 그렸다. 하얀 한복을 입은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있는 것 같은 이 작품은 머리 뒤로 표현된 후광만 아니라면 세속의 일반적인 모자상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특히 인물화를 잘 그렸던 장우성은 성모자를 단순한 수묵선묘가 강조된 수채화풍의 인물로 표현한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기독교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관음보살상을 마치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그리고, 기독교의 사랑을 성모자상으로 그린 것은 신의 사랑도 우리들이 가장 익숙한 사랑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보이지 않는 사랑이라는 감성을 익숙한 형상으로 시각화하고 있다.  
 
이선옥, <그림 속 사랑 풍경>,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144-146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144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