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중국에 세 자매가 있었다. 한 사람은 돈을 사랑했고, 한 사람은 나라를 사랑했고, 한 사람은 권력을 사랑했다”라는 말이 있다. 송애령, 경령, 미령에 관한 말이다. 애령은 정치와 경제방면에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여 산서의 부호 공상희와 결혼하여 은행업을 시작하고 중국 경제를 장악한다. 뛰어난 미모와 탁월한 재능을 소유한 미령은 장개석과 결혼하여 중국 정계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력자로서 남자 못지않은 배짱과 야심으로 국제 정치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한다. 주지하다시피 공상희는 중국 최고의 재벌이었고 장개석은 20세기 중국의 정치를 이끈 거물이었다. 자매는 아름답고 용감한 사랑으로 막강한 재력과 권력을 휘두르는 ‘송가왕조’를 이룩한 셈이다. 경령은 사랑하는 단 한 사람을 위해 가족과 주위의 모든 것을 다 버린다. 그녀는 사랑의 이름으로 27세의 연상인 아버지의 친구이자 혁명 동지인 손문과 결혼하여 신중국 건설을 위한 그의 신봉자가 된다. 그녀는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하기 위해 집을 뛰쳐나가 여성해방에 커다란 자극을 주었다. 사랑 추구가 여성의 권리라고 보는 시각의 전환을 가져온 셈이다. 또한 그녀는 현모양처를 생산하는 유교식의 낡은 교육제도를 폐지시키고 딸을 진정한 인간으로 전환시키는 교육제도를 만들고자 했다. 어린 딸을 익사시키거나 아내나 며느리를 학대하거나 전족을 하거나 귀를 뚫는 짓을 하는 모든 사람과 제도에 반대했다.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사랑이야 말로 그녀가 높게 평가받았던 까닭이다. 물론 손문의 미망인으로서 그녀는 요청하는 대로 거의 어떠한 지위라도 가질 수 있었다. 그녀는 사랑했던 자기 남편이 제창했던 것을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했다. 가족도 재산도 지위도 다 버렸다. 그 이상을 버린 여인은 거의 없었다. 한 푼이라도 있으면 그녀는 모두 구제사업에 털어 넣었다(장룽 존 할러데이, 이양자 옮김, <<송경령 평전>>) 그녀가 중국인의 어머니로 불리는 까닭은 중국인에 대한 끝없는 사랑 이외의 것이 아니다.  

 

김창규, <사랑의 역사적 흔적들>,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58-59쪽.  

한순미 외저, <<우리시대의 사랑>>, 감성총서 9.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4.  

  [감성총서 제9권] 우리시대의 사랑, 58페이지    E-BOOK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