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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부 부부상 - 박재삼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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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 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라.
금이 문제리.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없는 떡방아 소리도
있는 듯이 들어 내고
손발 닳은 처지끼리
같이 웃어 비추던 거울면들아.

웃다가 서로 불쌍해
서로 구슬을 나누었으리.
그러다 금시
절로 면에 온 구슬까지를 서로 부끄리며
먼 물살이 가다가 소스라쳐 반짝이듯
서로 소스라쳐
본웃음 물살을 지었다고 헤아려 보라.
그것은 확실히 문제다. 
『흥부전』을 모티브로 창작된 시이다. 가난한 흥부 부부가 박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은 순간, 그들의 얼굴에 보이는 웃음을 생각하게끔 하고 있다. 물질적인 가치보다 더 소중한 것이 바로 욕심내지 않은 순수함과 웃음임을 역설하고 있다.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흥부 부부는 사랑과 행복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화목함, 순수함, 진실함 등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떡방아 소리’를 들으며 가난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처지이지만, 흥부 부부가 나누는 감정이 바로 사랑이고 행복임을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나누지만, 행여 ‘구슬’ 같은 눈물을 흘리더라도 다시 웃을 수 있는 흥부 부부는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갈등을 빚지 않고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관계를 맺고 있다.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강』, 시인생각, 2013. 
맹문재, 「박재삼의 시에 나타난 가난 인식 고찰」, 『비평문학』, 제48호, 한국비평문학회, 2013.
이상숙, 「박재삼 시에 나타난 ‘마음’의 의미」, 『비평문학』, 제40호, 한국비평문학회,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