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시는 혼인 첫날밤에 신부를 오해하여 달아난 신랑이 4~50년이 지난 후에 찾아가 그대로 앉아있는 신부를 보고 손을 대자, 신부가 재가 되어 내려앉았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 편의 이야기를 초록과 다홍으로 대표되는 색채어 대비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신랑, 신부의 첫 만남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설화를 통해 한국 전통 사회에서 한국 여인이 지닌 사랑과 정절을 보여주고 있다. 신부의 입장에서 4~50년을 기다릴 수 있었던 마음은 다급한 어떤 것이 아니라, 여인의 정절을 지키고 있고 신랑이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러나 4~50년이 지난 시간, 신랑이 다시 찾아와 손을 대자 ‘초록재와 다홍재’로 내려앉은 모습 자체는 사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재와 같이 내려 앉았다는 점에서 비극적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