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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모 - 조지훈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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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고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눈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 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진정 너를 사랑했다’고 말하기엔 시적화자가 사랑했던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과의 사랑을 시작하게 된 상황을 애절하게 노래하고 있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만남이 영원하지 못한 것에 슬픔을 노래하면서도, 거기에서 비롯되는 미움조차도 사랑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고 이야기하며 ‘너’뿐만 아니라 ‘영원한 사랑’, 그리고 자신 등을 위해 한 잔을 드는 행위는 종반에 가서 하나님의 뜻으로 순응하기에 ‘긍정’함으로 볼 수 있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이 ‘하나님’께서 미리 알고 정한 것보고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지훈, 『승무』, 미래사, 2002. 
김옥성, 「조지훈의 생태시학과 자아실현」, 『한국문학이론과비평』 제37집, 한국문학이론과비평학회, 2007.
임곤택, 「한국 현대시에 나타난 저통의 미학적 수용 양상 연구 : 1950~60년대 서정주, 조지훈, 김춘수를 중심으로」, 고려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