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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 유치환

애(愛)
긍정적 감성
문헌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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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진정한 행복의 가치는 사랑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에 있다는 평범한 진술을 통해 순수하고 순결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자기중심적 사고로 사랑을 받기를 원하는 행동에 부드러운 어조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랑하는 것에서 얻어지는 행복을 시작으로 그것이 어떻게 진정한 행복으로 이어지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즉, 사랑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적 화자는 ‘행복’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하는 행위 자체가 사랑받는 것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인식함으로서 사랑의 감정 자체를 긍정할 수 있는 것이다. 
유치환,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 시인생각, 2013. 
방인태, 「유치환의 시에 나타난 지상적 행복(1)」, 『국어교육』 제71호, 한국국어교육연구회, 19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