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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탈신화화를 위하여

애(哀)
긍정적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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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분명히 어느 순간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다. 그런 점에서 그것은 서사를 구성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서사는 행위주체로만 구성되지 않는다. 오늘날의 기호학적 성과는 이러한 서사에서 양태주체를 찾아낸다. 그 양태주체는 서사 안에서 어떤 사건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게 되며, 이것 역시 종래의 행위 위주의 서사학에서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서사학적 요소로 간주된다. 죽음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양태주체에 의해 인식되며, 여기에서 죽음의 신화가 만들어진다. 죽음은 늘 타자의 죽음을 통해서만 경험될 뿐, 나 자신이 그것을 경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신화에 민감하게 노출된다. 더구나 죽음이 가져다주는 인간들 간의 이접은 무엇보다도 강렬한 정념을 불러일으킨다. 죽음의 신화란 무엇인가? 이는 타자의 죽음은 나의 죽음이 아니라는 생각, 과거의 죽음이 미래의 죽음으로 연결될 수 없다는 생각, 그렇기에 현재에서 죽음은 그저 머나먼 북망산천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죽음은 과거완료이거나 미래완료일 뿐이며 현재진행형과는 무관하다는 태도는 죽음을 꺼리거나 회피하게 되고, 그것이 불가능할 때 주체는 그에 대한 절망을 설움이라는 정념으로 나타낸다. 앞서 우리는 이러한 정념이 주로 환유의 수사학을 통해 드러남을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정념만으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음을 함께 보았다. 이를 극복한 담론은 담화 층위에서 기동상을 드러내며, 가동적 변조를 통해 새로운 희망이 기약됨을 보여준다. 이것은 설움을 넘어선 슬픔인데, 여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우리는 희망이라는 슬픔의 짝을 찾아내게 된다. 과거의 죽음과 현재의 죽음, 타자의 죽음와 나의 죽음을 현재의 순간 연접시키면서, 나는 비로소 죽음이 가져다 준 어두운 신화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은유의 수사학을 통해 드러나는 이러한 담론들에서 우리는 죽음의 탈신화화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설움을 넘어선 슬픔의 미학적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된다.  
 
송효섭, <설움을 넘어 슬픔으로-죽음에 대한 기호학적 스케치>, <<우리시대의 슬픔>>,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135-136쪽.  
정명중 외저, <<우리시대의 슬픔>>, 감성총서 7, 전남대학교 출판부, 2013.  
  [감성총서 제7권]우리시대의 슬픔, 135페이지    E-BOOK 바로가기